#1 동물 살처분 어떻게 볼 것인가? - 백두산 암반수(巖盤水)
카테고리 없음 / / 2025. 4. 23. 19:32

동물 살처분 어떻게 볼 것인가?

동물에 대한 생명 존중과 공존을 위한 인간의 노력
동물에 대한 생명 존중과 공존을 위한 인간의 노력

 구제역에 감염되면 살처분한다

 신생 돼지에서 이환율과 폐사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돼지 유행성 설사병은 대량 살처분이 필요한 대상 아니며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구제역은 집단 내 이환율이 100% 이지만, 발굽이 갈라진 성숙한 동물의 폐사율은 약 1~5%로 낮다. 2010년부터 2011년 4월까지 구제역에 감염된 약 350만 마리의 돼지와 그 주변의 정상 돼지들이 생매장되었다. 그리고 2011년 1월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구제역 발생률은 크게 감소했다.

 

 왜 백신 정책으로 전환되었을까?

 우역(Rinderpest)은 치사율이 최대 100%에 달하는 끔찍한 질병이다. 다행히 백신이 효과적이어서 2011년 살처분과 예방 접종을 병행하여 전 세계적으로 근절되었다. 그러나 구제역은 다양한 변이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혈청형에 따라 예방 접종을 해야 하며, 항체가 생성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체내에 남아 감염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살처분이었다. 구제역 청정국 유지는 '육류 수출입 통제로 인한 경제적 의의'뿐만 아니라 '질병 관리가 잘 된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 '수의사의 전문적인 활동',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가축' 등 수준 높은 국가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정치·경제·과학적인 지표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에서 수많은 소와 돼지가 생매장되자 정부는 백신 접종으로 정책을 바꿨다. 이미 350만 마리의 소가 생매장된 후였다. 구제역이 발생하기 직전인 2009년 육류 수출량은 돼지고기 1만 2,515톤(1만 1,643달러)에 불과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구제역 관리에 드는 비용과 생매장의 참상을 목격한 정치인들은 구제역 청정국이라는 이미지보다는 동물의 생명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고,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생매장 이외에 생명을 빼앗기는 여러 가지 방법

 

도축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라 가축은 식용으로 도축된다. 2021년 국내에서는 소 93만 4천 마리, 돼지 1,838만 3천 마리, 닭 10억 3,564만 3천 마리, 오리 4,928만 마리가 도축/살처분되었다. (축산물안전관리제도)

별도로, 쇠고기 41만 3,794톤, 돼지고기 29만 6,239톤, 닭고기 11만 2,732톤이 해외에서 수입되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가축 살처분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가축전염병에 감염되었거나 임상증상이 있는 가축은 우역, 소폐렴,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열병, 뉴캐슬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1급 가축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해야 한다. 또한 예방적 살처분도 실시해야 한다. 1급 가축전염병에 감염되었거나 임상증상이 있는 가축, 또는 가축전염병의 특정 매개체가 있거나 있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가축전염병 확산 우려가 있는 지역의 가축 소유주는 가축이 건강하더라도 즉시 살처분해야 한다.

 

야생동물 살처분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야생동물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을 살처분할 수 있다. 2021년 2월 기준,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조치로 멧돼지 12만 3,911마리가 살처분되었다. (중앙일보, 2021년 3월 3일)

 또한, 사슴이나 멧돼지 등 사람의 생명에 해로운 야생동물은 총기로 사살할 수 있다. 한편, 야생동물로 전락한 유기 가축이나 반려동물은 야생동물로 지정·고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실험동물의 살처분 및 인도적 안락사

 실험동물법은 동물실험 및 동물 관련 재난이 국민 건강과 공익에 해롭다고 판단될 경우 살처분을 허용한다. 실험동물은 실험적 처치 후 인도적으로 안락사되어 표본으로 분석된다. 2020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4,141,433마리의 동물이 이용되었다. 쥐가 3,138,992마리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개 10,267마리, 돼지 32,919마리, 원숭이 3,979마리 순이었다.

 

반려동물 안락사

 2020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관리 현황에 따르면 유기동물은 134,001마리였으며, 이 중 자연사한 동물은 25.1%, 안락사한 동물은 20.8%로 전체의 45.9%가 사망했다. 보호 중인 유기동물은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침"에 따라 안락사시킬 수 있다. 안락사 대상 동물은 회복이 불가능한 심각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진단된 동물, 센터의 수용 능력, 입양 가능성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돌봄과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동물을 포함하여 순차적으로 안락사시킨다.

 

 

 동물의 살처분, 인도적인 죽음, 안락사의 문제점

 구제역 청정국 유지를 위해 살처분을 지속하다가 백신 정책으로 전환한 사례는 특정 질병에 대한 살처분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연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정에는 국가 이미지와 경제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물의 생명을 무시하지 않는 판단’이다.

 

 구제역 발생 당시 수백만 마리의 동물이 살처분되었고, 의식을 잃은 동물을 매장해야 하는 동물보호법을 위반하여 생매장되었다. 살처분 과정을 지켜본 가축 소유주, 살처분을 지시한 수의사, 그리고 매몰 작업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겪었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가축 살처분 등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관련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적 트라우마는 동물보호소나 실험동물 시설에서 유기동물이나 실험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처우를 담당하는 수의사나 연구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향후에는 유기동물이나 실험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처우 이후 눈에 띄는 피해까지 포함하도록 범위를 확대하고, 전문 상담, 심리·정신 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살처분으로 인해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등 매립지의 환경오염’, ‘방역 예산이 질병 예방보다 살처분에 더 많이 사용되는 문제’, ‘축산 농가의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살처분의 대안

 가축 방역은 인간 검역과 달리 철저한 격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새로운 질병의 유입이 없고 질병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발견할 수 있다면 대량 살처분을 피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요 질병에 대한 신속 진단법 개발을 포함하여 지속적인 감시를 위한 많은 연구와 실행이 필요하다.

 

 또한 질병 발생 시 신속하게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백신 기술도 향상되어야 한다. 현재 살처분 대상인 1형과 2형 가축 전염병의 경우, 질병의 특성과 사육 환경을 고려하여 살처분과 백신 정책을 신중하게 비교하고 선택해야 한다. 예방적 살처분으로 인해 많은 건강한 동물들이 생매장되었다.

 

 주변 환경과 사육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 반경 내의 모든 동물을 살처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방역 관리자와 축산 농가의 입장 차이가 있는 경우, 이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축산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며, 가축의 생물학적 특성에 적합한 번식 방법보다는 집약적 번식 방법이 많다. 계란은 좁은 철망에 갇혀 평생을 사는 산란계에서 생산된다. 축산업은 이러한 방식으로 생산성을 계산하고 투자를 늘리며 사료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축산업은 사람에게 단백질이 필요한 한 필수적인 기술이지만, 현재의 집약적 축산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 이는 동물뿐만 아니라 비자연적인 환경에서 자란 동물에서 생산된 단백질을 섭취하는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동물은 고유한 생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적절히 활용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제 각 가축의 생물학적 특성에 맞는 사료 공급 방식을 선택해야 할 때이다.

 

 동물은 생명을 가진 개체

 도망치는 가젤을 잡아먹으려는 사자의 사냥은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행위다. 사람들은 언제든 살아남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가축들을 대량 사육하고 먹는다. 병든 동물은 도태되어 산 채로 묻히고, 건강한 동물은 전기 충격을 주고 경동맥을 자르고 가죽을 벗겨 고기를 만든다.

 

 우리나라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단백질의 양을 수입 육류량과 도축되는 동물의 총량을 비교해 보면, 우리가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동물의 도태, 인도적인 살처분, 그리고 안락사는 인간이 동물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이제 사람들은 동물을 먹고, 반려동물을 키우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하지 않은 필요한 양의 동물성 단백질을 사용한다면 가축들이 조금 더 넓은 공간에서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과잉 생산하지 않고 유기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안락사를 줄일 수 있다. 동물실험에 대한 대안을 찾는 것 역시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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