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의 기후 위기
우리 인류는 약 600만 년 전 지구에서 침팬지와 고릴라로부터 분리되었고,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현생 인류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구석기 시대를 거쳐 약 1만 년 전에 정착하여 농경을 시작하면서 인류 문명이 출현했다. 지질학적으로 1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지구의 기후가 안정적이었던 시기를 홀로세(Holocene)라고 한다.
산업 혁명 이후 지난 100년 동안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산업화로 인한 화석 연료 사용과 산림 파괴는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를 증가시켜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고 지구 기후를 변화시켰다.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 농도는 280ppm에서 417ppm으로 증가했으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 혁명 이전 대비 약 1.1℃ 상승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빈번한 기후 변화가 발생하고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되었으며, 사막화가 가속화되어 지구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다시 말해,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온실 지구로 진입하는 티핑 포인트(지구 임계점)에 접근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을 2℃ 미만으로 유지하고 안정적인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나타난 기후 위기에 대해 많이 접했다.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서 인도 북부에서는 홍수가 발생하여 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는 100년 만에 한 번 발생하는 폭염과 히트돔 현상으로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산불이 3개월 동안 지속되어 서울 면적의 6배에 달하는 숲을 태워버렸다. 지구 반대편 유럽의 독일과 벨기에에서는 1,000년 만에 최악의 홍수로 2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기후 위기가 주는 영향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8년에는 우리나라 기상관측 역사상 최대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했고, 2021년 1월에는 가장 강력한 한파가 발생하여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여름 장마는 54일 동안 지속되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발생시켰고, 2021년 여름 장마는 비가 거의 오지 않고 건조했다. 이처럼 우리는 매년 기후변화로 인한 전례 없는 기상 이변의 기후 위기를 겪고 있다.
당뇨병으로 인해 우리 몸이 혈당을 조절하지 못해 심장병, 뇌혈관 질환, 신부전, 시신경 이상으로 인한 실명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처럼, 기후 위기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기후 조절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기상 이변을 초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유발하는 홍수, 태풍, 폭설, 한파, 가뭄, 폭염 등 기상재해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극심한 기상 현상의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변동성 증가로 알려져 있다. 결국 기후변화가 주범임이 밝혀졌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는 주로 화석 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발생해 왔으며, 지구상에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의 대대적인 전환이 시급하다.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0℃ 미만으로 유지하고, 나아가 1.5℃까지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온실가스 감축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국가의 전력 및 에너지 산업을 위축시켜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NDC)을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를 에너지 절약형으로 전환하고, 모든 국민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음식물 쓰레기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불교적 세계관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인류는 현재 국가나 지역을 막론하고 기후 위기로 인한 심각한 생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세계관의 변화와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수적이다. 『생태 위기의 역사적 기원』의 저자 린 화이트는
“현대 생태 위기는 서구의 과학기술 문명에 의해 초래되었으며, 적어도 생태 위기는 세계관의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은 그의 동양 사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그는 동양 불교 세계관이 자연과 동일성 또는 친화성을 지닌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생태학자들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수행을 강조하는 동양 사상과 불교 가르침의 심오한 비전과 잠재력을 기대한다.
불교는 인간 중심적인 성장 지향적 사고를 치유하기 위해 모든 생명의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고, 무살생(無殺生)의 제1계율을 실천 윤리로 삼아 생명을 존중하는 자연 친화적이고 생태적인 종교다. 지난 100년간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화를 통해 이뤄낸 과도한 물질적 성장의 대가는 환경 파괴, 기후 위기,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을 초래했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었고,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이루어지면서 필요한 에너지는 주로 석탄 화력 발전을 통해 생산되었다. 이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과 사회생활에 과감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지구 기후 위기의 문제는 명확해졌다. 우리는 간디의 명언,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을 바꿔야 한다"
를 실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 세대는 인류의 터전인 지구에 가한 피해를 깊이 이해하는 첫 번째 세대이자, 어쩌면 지구를 변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