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운 법계의 등장, 메타버스 - 백두산 암반수(巖盤水)
카테고리 없음 / / 2025. 4. 25. 17:13

새로운 법계의 등장,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기술과 무한한 법칙의 세계

4차 산업혁명의 종착역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예전에 유행했던 '싸이월드'를 기억하실 것다. 비슷하다. 아니, 어쩌면 원조일지도 모른다. 옛날 '일촌'이나 '도토리'라는 단어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지금쯤 환하게 웃고 계실 것이다. 차이점은 허구와 추상을 뜻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인 메타버스가 더욱 정교해지고 훨씬 더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현실 세계와 가상 공간을 융합하여 즐기는 개념이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디지털 기술은 아직 미흡했다. 즉, 데이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있더라도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컴퓨팅 파워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탄생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 정보 처리 속도는 머지않아 5G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 놀라운 컴퓨팅 파워, 그리고 그 데이터가 전송되는 속도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기술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메모리 반도체, 사물 인터넷을 융합한다. 간단히 말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최종 목적지다. 메타버스는 일종의 판타지 세계다. 하지만 그 판타지 세계는 더 이상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다. 현실 세계와 공존하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현실 세계의 모든 일, 오락, 여가 활동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져 이루어지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실제로 메타버스에서의 인간관계와 경제 활동이 더욱 중요해지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게임이나 특정 목적을 위해 구현된 공간이 아니다. 메타버스는 미래 그 자체를 만들어내고 있다.
 
 메타버스는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바꿀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 사이에서 어디에서 더 현실감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어쩌면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이제는 부적절한 개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터넷 이후, 메타버스

 유튜브보다 더 인기 있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있다.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같은 이름으로 메타버스에 대해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른다. 이 이름들은 각각 전 세계 2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상상할 수 없는 규모다. 사람들이 모이면 돈이 모인다. 현재 메타버스에서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문화, 사회 활동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과 실질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더 많은 인터넷 디지털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중 로블록스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소통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다.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니다. 세계적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도 '포트나이트'라는 메타버스 공간을 통해 신곡 '다이너마이트'를 발표했다.

 

 그들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멤버들의 외모와 개성을 구현한 아바타나 캐릭터를 이용해 노래하고, 춤추고, 팬사인회를 개최한다.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이 아바타를 예쁘게 꾸미고 이 공간으로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상공간의 부동산을 사고 판다

  이제 실제 사람과 디지털 인간이 메타버스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이 존재들에게는 살 곳이 필요하다. 메타버스에서는 이런 고민을 오래 할 필요가 없다. 클릭 한 번으로 집이나 다리를 만들 수 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월드 크리에이션' 기능을 통해 메타버스 공간의 사람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회의, 학술 대회, 신제품 출시 행사 등을 열어야 할 때, 이 가상공간에 모여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니다.

 

 토지나 건물을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어스2'라는 '가상 지구'가 있습니다. '어스2'는 '구글 어스'를 기반으로 설계된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흥미롭게도 현재 이 플랫폼에서 가상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한국이다. 이 플랫폼에서 서울 강남을 검색하면 구매자의 국적을 나타내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표시된다.

 

 한국인의 부동산에 대한 사랑은 메타버스에서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가격 차이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부동산 매수가 성행한다고 하니, 현실 세계나 메타버스에서도 인간의 탐욕은 다르지 않다. 실제로 정부나 '어스2' 플랫폼이 매수한 부동산의 소유권을 보장할 수 없음에도 사람들은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다. 욕망의 관점에서 볼 때, 메타버스는 원래 현실 세계를 반영하거나 심지어 뛰어넘을 수도 있다.

 

 가상현실 넘어 거울 세계로

 그렇다면 기존의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현재의 메타버스는 인터넷을 통해 나의 일상이 온라인 세계와 결합되는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모든 순간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거나 타이핑한다.

 

 그리고 그 사진과 글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나의 생각과 감정을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상의 경험조차도 데이터가 되는 과정이다. 수많은 개인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빅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나의 삶의 정보가 디지털 세계와 결합되고, 디지털 세계의 활동이 현실 세계의 수익 창출에 영향을 미치고, 또 그 영향을 받는 단계다.

 

 이 단계를 넘어선 메타버스의 마지막 단계는 '거울 세계(Mirror World)'라고 불린다. 이 거울 세계는 배경 자체가 현실 세계의 표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공간에서 활동하는 아바타만이 상상의 표상일 뿐이다. 가상현실은 현실 세계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에 기반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거울세계와 다르다. 이 거울세계에는 현실 세계와 정확히 똑같은 세계가 펼쳐진다.

 

 또한, 현실 세계의 사물들을 가상세계에 복제하여 현실 세계의 움직임과 행위를 가상세계에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과의 융합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실 세계가 무한히 확장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고, 이렇게 창조된 세계들은 다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그리고 이 창조된 세계들은 단순히 확장 또는 팽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세계와 융합하여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 결국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는 서로 융합하고 의존하며, 서로를 포용한다. 이렇게 수많은 세계가 중첩되고 융합되는 또 다른 무한한 법칙의 세계(重重無盡法界)가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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